번역 기획서

[그림책] 서부를 얻은 모자 (Boss of the Plains...)

나무닷 2009. 4. 6. 23:59

그간 묵혀 놓았던 기획서를 내보이는 일도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기획한다고 열심히 책을 찾고 읽었던 때가 하도 까마득해서... 다시 보면 엉성하고 부족한 점만 눈에 보인다. 마침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한지 얼마 안 됐던 때라서 사진까지 찍어서 기획서를 썼는데... 아무튼 천천히 다른 책들도 올리기로 하고. 이 책은 몇 년 동안 조사했지만 인터넷에서 출판 여부를 찾을 수 없었다. 글과 그림이 너무 산만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들지만 이런 책도 있구나 생각하게 했던 그림책이다.

    

  

 

 

Ⅰ 서지 정보

 

1. 원서명 : 서부를 얻은 모자 (Boss of the Plains, The Hat That Won the West)
2. 글 : 로리 칼슨 (Laurie Carlson)
3. 그림 : 홀리 미드 (Holly Meade)
4. 출판사 : Dorling Kindersley Ink
5. 출판연도 : 1998년 3월 15일
6. 원서 분량 : 32페이지(ISBN : 0789424797)
7. 크기 :  11.3 x 9.3 x 0.4 (인치)
8. 예상 독자 : 4세 - 8세
9. 수상 경력 : 혼북 팬패어 북, 페어런츠 가이드 수상
              올해의 뱅크 스트릿 교육대학 베스트 북
              올해의 아마존 십대 그림책 워킹 마더 베스트 북


Ⅱ 작가 소개

 

1. 글 작가 : 로리 칼슨


Photo of Laurie Carlson

 

로리 칼슨은 역사, 특히 과거의 실제 인물에 대해 대단히 관심이 많다. 그녀는 '사람들이 소설을 읽는 것과 같은 이유로, 즉 즐기기 위해, 정보를 얻기 위해, 위안을 얻거나 영감을 받기 위해, 성공한 사람들을 알기 위해, 다른 사람의 생애를 살아보기 위해 전기를 읽는다고' 말한다. 칼슨은 존 배터슨 스테트슨처럼 급격한 시대를 살았던 재미있는 개성을 가진 사람에 대해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전기를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조언을 한다. "비록 그들의 결정이 서툴렀거나 실패를 했더라도, 이미 형성되어 있는 기존의 사회를 깨트리려고 노력했던 사람들, 뭔가 다르고 가치 있는 일을 하려고 분투했던 사람들을 조사하세요. 작가는 한 인물이 만났던 생애, 역경과 장애와 그것들을 극복한 방법을 조사해야 합니다."


로리 칼슨은 배경이 한 인물이 극복해야만 하는 도전이기 때문에, 전기에서 '배경은 또 다른 등장 인물'이라고 여긴다. 가령, 존 배터슨 스테트슨은 콜로라도 개척지의 작열하는 태양과 혹독한 바람으로부터 자신의 머리를 보호할 수단이 필요했기 때문에, 자신의 유명한 모자를 처음 만들었다. 누군가가 당신의 전기를 쓰고 있다면, 이웃, 마을이나 나라가 이야기에서 어떤 캐릭터가 되어야 할까? 생각해보자.


그녀가 쓴 책에는 {식민지의 아이들: 신세계에서의 생활에 대한 활동 안내서, Colonial Kids: An Activity Guide to Life in the New World}, {기사들과 아가씨들의 시대: 활동 안내서, Days of Knights and Damsels: An Activity Guide}, {가자 서부로!: 서부에 대한 활동 안내서, Westward Ho!: An Activity Guide to the Wild West}, {발명의 여왕: 재봉틀이 세계를 바꾼 방법, Queen Of Inventions: How The Sewing Machine Changed the World }, {살렘의 열기, A Fever in Salem} 등이 있다.

 

2. 그림 작가 : 홀리 미드


Photo of Holly Meade

 

홀리 미드는 종종 콜라주 기법으로 어린이책의 그림을 그린다. 처음에 그녀는 좋아하는 스케치부터 시작한다. 그러고 나서 색종이를 오리고 찢어서 그림을 만들기 위해 조각을 모은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잉크, 페인트나 색연필로 세부사항을 덧붙인다. 그녀는 가장 어려운 부분이 스케치를 만드는 일이라고 한다. "스케치는 텍스트에서 그림까지 무엇을 취해야할지, 텍스트에 없는 그림을 어떻게 덧붙일지, 가장 흥미롭고 즐거운 방식으로 그림을 구성하는 방법, 이야기의 정신을 진실 되게 유지하는 방법과 같은 많은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을 갖고 있습니다." 미드는 색칠한 종이로 작업을 시작할 때 마음이 그 방식을 느낀다고 말한다.
홀리 미드는 종종 자신에게 새로운 것으로 나타나는 "우연한 사건"이 일어나길 기대한다. "내가 원하는 모양대로 오려낸 모양이 결국 가장 재미있는 것이지요. 이틀 전에 바닥에 버렸던 이상한 모양이 생각해내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이끌어내기도 합니다." 당신이 한 '실수'가 당신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도록 이끈 적이 없었나요?
홀리 미드는 쓰고 그린 책으로 {존 윌리와 프레디 맥기, John Willy and Freddy McGee}가 있으며, 그린 책으로 {이것은 모자예요: 시 안의 이야기, This Is the Hat: A Story in Rhyme}, {라타-파타-스카타-파타: 카리브해 이야기, Rata-Pata-Scata-Fata: A Caribbean Story}, {작은 초록 뱀, Small Green Snake}, {허쉬! 태국의 자장가, Hush! A Thai Lullaby}, {오븐 속의 파이, Pies in the Oven}, {아이스 코코아, Cocoa Ice}, {증기선! 블랑쉬 레더스 선장 이야기, Steamboat! The Story of Captain Blanche Leathers}, {When Papa Snores}가 있다.

 

Ⅲ 서평 및 

1. 서평

* Amazon.com : 스테트슨의 모자가 제 이름을 갖게 된 때를 궁금하게 여겨본 적이 있는가? 뉴저지 출신의 모자 제작자 존 배터슨 스테트슨은 골드러시 동안에 일확천금을 얻기 위해 서부로 간 뒤에 챙이 넓고 춤이 높은 펠트 모자를 발명했다. 스테트슨은 금을 찾지 못했지만, 그의 발명품은 들불처럼 퍼졌다는 스테트슨의 말(본래는 서부의 정복자라고 불리는)처럼 그의 발명품은  실제로는 금광이나 마찬가지였다. (…) 이 매혹적인 서부 스타일의 그림책은 온화한 성격의 모자제조업자였던 스테트슨이 햇빛에 그을리며 고생스럽게 금을 캐는 광부에서 모자 제조 왕조의 리더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조용하게 들려준다! 글 작가인 로리 칼슨은 쾌활하게 역사적인 전기를 묘사하며 매혹적인 모자 제조 과정을 보여준다. 그림 작가인 홀리 미드({Hush}로 칼데콧 아너상을 받은)는 거친 미국 서부의 향기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대담한 컷아웃으로 각 장을 망라하고 있다. 카우보이와 카우걸은 모자가 어떻게 서부를 얻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할 것이다.

 

* Publishers Weekly : 이야기와 유명 상품 소개가 어우러진 이 그림책은 존 배터슨 스테트슨을 전설로 만들며 카우보이 모자에서 그 제목을 취하고 있다. (…) 자세한 부가적 설명이 어떤 독자에게는 이야기 속도에 걸림돌이 될지도 모르지만, 펠트를 만드는 에피소드 같은 설명은 호기심이 강한 카우보이를 만족시킬 것이다. 미드는 얼룩지거나 가는 선의 갈색 가축에 바쁘게 종이, 연필과 페인트 콜라주를 구성하며 바위, 먼지와 서부 복장을 암시한다. (…) 새롭고 생생한 그림은 동부와 서부에 양발로 딛고 서서, 사실에 당당한 태도를 덧붙인다.

 

* School Library Journal : 보통 서부의 상징으로 당연히 여겨지는 스테트슨 모자, 즉 '서부의 정복자'가 드디어 이야기를 갖게 됐다. 그림책 형식의 각색한 대화로, 칼슨은 폭넓은 호감을 갖는 생생하고 정보로 꽉 찬 설명으로 이야기를 꾸미고 있다. 가족의 모자 사업에서 콜로라도의 파이크 피크까지 존의 여행을 쫓고 있다.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처음 '서부의 정복자'를 만들게 된 영감과 결국 생산되어 인기 모자가 된 이야기를 칼슨은 속도, 플롯 구성과 대화를 통해 전문적인 이야기로 나타냈다. 색종이 콜라주 삽화는 분주한 서부 도시의 부산함과 활동을 잘 표현해준다. 미드의 배경은 평소보다 서부의 다양성을 더 정확하게 표현한 여성, 어린이, 멕시코 사람,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포함하고 있다. 때문에 미국 원주민과 아시아 이민자들의 부재가 더 눈데 띤다. 마지막의 참고문헌과 감사의 말은 이 흥미로운 그림책이 정말로 잘 조사한 논픽션 작품임을 보여준다.

 

* The New York Times Book Review - 사려 깊은 책 디자인은 재미있게 다양한 레이아웃, 배경 색채와 시대와 옛 활자체를 생각나게 하는 면지를 제공한다.

 

* Booklist : 5세에서 9세. (…) 칼슨은 거친 서부의 모험과 스테트슨이 펠트를 디자인하고 바느질한 매혹적인 자세한 이야기를 활기차게 들려준다. 미드의 화려한 오린 종이 콜라주 그림은 거친 개척지의 혼란스런 모습과 스테트슨 모자를 만든 인물들을 잘 포착하고 있다.

 

* Kirkus Reviews : 칼슨은 존 배터슨 스테트슨의 더할 나위 없는 업적을 찬미한다. (…) 미드는 생생한 오디세이를 밝게 색칠한 콜라주의 카우보이 장면의 만화경으로 둘러싸며, 붉은 수염의 장인을 뉴저지 주의 소년에서 파이크 피크의 금광으로, 결국 부를 발견한 동부로 끌어냈다. 칼슨은 뒷장에 카우보이 시인의 진심 어린 찬사를 나타내며, 스테트슨이나 일반적인 서부 패션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을 이끄는 참고문헌으로 끝을 맺었다.

 

2. 독자평

 

* 유익한 글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삽화 - 다른 사람들이 금에 열광하고 있을 때 존 배터슨 스테트슨은 모자로 이름을 날린다. 이 책의 아름다운 그림은 이야기 자체를 들려주며 역사의 한 중요한 부분에 아이들이 흥미를 갖도록 이끈다.

 

* 대단한 그림들과 대단한 이야기 - 카우보이 모자가 어떻게 생겨나게 됐는지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알려주는 책이다. 그림이 먼저 내 눈길을 끌었다. 난 열 살이지만 그림이 정말 훌륭하다. 이 책은 모든 어린이들에게 참 좋다고 생각한다.

 

* 재미있는 사실과 화려한 그림이 가득한 - 나는 이 책을 어린 사촌 동생을 위해 샀다. 존 배터스 스테트슨이 우리와 너무 관련이 없어서 동생이 안 읽을 줄 알았다. 동생은 책을 무척 좋아했다! 그림이 화려하고 정보도 재미있다!

 

Ⅳ 번역

 



 

# 1
정착민들과 여행자들은 맨 처음 미국 서부에 왔을 때, 집에서 쓰고 온 아무 모자나 썼어요. 바로 실로 짠 모자, 모직 중산 모자나 밀짚모자 같은 것들이었지요.

 

어떤 사람들은 선장 모자나 군인 모자나 중절 모자를 썼어요. 면으로 만든 햇빛 가리개나 앞 챙이 축 늘어진 모자나 우뚝 솟은 실크 모자를 쓴 사람들도 있었고요.

 

# 2
아무튼 다들 모자를 써야 했어요. 뜨거운 햇빛, 억수 같은 비, 매서운 바람이나 휘몰아치는 눈 때문이었어요. 모자는 사람들을 보호해 주는 중요한 수단이었거든요.

 

이제 곧 개척지에 정말 잘 어울리는 모자 이야기를 들려줄 거예요. 진짜로 일어났었던 서부를 정복한 대단한 모자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 3
1840년대에 탐험가들은 새로운 땅을 찾아 나서고 개척자들은 서부의 산과 평원을 일구었어요. 하지만 열두 살의 존 배터슨 스테트슨은 뉴저지 주 오렌지 마을에 있는 가족의 작고 습한 모자 공장에 있었지요. 그곳의 높다란 나무 의자에 앉아 열한 명의 형제, 자매와 함께 일하면서요.

 

# 4
존의 가족은 여러 해 동안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모자를 만들었어요. 젖은 가죽과 모직 천으로 만든 펠트를 나무 모형 위에 올려놓고 꾹 눌러서 모자의 형태를 잡았어요.

 

존은 작업대 앞에 앉아서, 손님들과 이웃들이 말하는 서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꿈을 꾸었어요.

 

# 5
머나먼 서부는 하늘이 맑고, 들소가 뛰노는 모험의 땅이었어요. 모자 만드는 사람들말고는 다들 서부로 가고 있는 듯 했어요.

 

몇 년 지나지 않아 공장의 습기와 수증기 때문에, 존은 폐결핵에 걸리고 말았지요. 그래서 존은 서부에 가기로 결심했어요. 어찌나 서부에 가고 싶던지 잠시도 기다릴 수 없었어요. 존은 서부의 접경 지역인 미주리 주 세인트 조셉으로 갔지요. 그곳은 사람들이 금광까지 여행하는데 필요한 장비와 물건을 살 수 있는 마지막 도시였어요.


 

# 8
1859년에 세인트 조셉 거리는 온통 마차와 노새와 사냥개 무리로 북적였어요. 모험가들은 개척지로 향하고 있었고요.

 

존은 세인트 조셉에서 새 삶을 시작하기로 다짐했어요. 자신의 이름을 떨칠 방법을 찾아보았어요. 바로 그때 기회의 땅인 콜로라도로 가는 여행자들을 만났어요.

 

사람들이 말했어요.
"우리와 함께 파이크 피크에 가지 않겠소? 그곳에는 금이 있답니다. 부자가 될 수 있어요."

 

바로 존이 들고 싶었던 말이었지요.

 

# 9
여행길은 무려 1,200킬로미터나 됐어요. 평원의 메마른 공기 속을 여러 날 걷고 나자, 존은 이내 건강해졌어요. 다리도 튼튼해지고 기침도 멎었고요.

 

어느 날 밤에 사람들이 모닥불 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어요.

 

누군가가 말했어요.
“편안한 텐트가 있으면 정말 좋겠소. 그간 모아온 토끼 가죽으로 텐트를 만들 수 있을지 몰라요.”


다른 사람이 대꾸했어요.
“소용없을 거요. 제대로 무두질을 안 하면 가죽이 줄어들어 딱딱해질 테니까요.

 

존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어요.
“무두질을 안 해도 가죽을 천으로 만들 수 있답니다.”

 

그러자 다들 코방귀를 꼈어요.
“말도 안 돼요!"

 

# 11
하지만 존은 요령을 알고 있었어요. 오랫동안 그 방법으로 모자를 만들어 왔거든요. 존은 담요를 쫙 깐 다음 손도끼, 물통, 호두나무 막대기와 말린 토끼 가죽을 한데 모아 놓았어요. 물을 끓이기 위해 불 위에 솥도 올려놓았고요.

 

존은 첫 번째 가죽의 털을 조심조심 깎아내고는 담요 한가운데에 내려놓았어요.

 

그러고 나서 토끼 가죽을 잘라 얇은 끈을 만들어, 호두나무 막대기 양쪽 끝에 꽁꽁 묶었지요. 막대기는 마치 인디언의 활처럼 보였어요.

 

이윽고 존은 휙휙 활을 당겨서 훨훨 털을 공중으로 날려보냈어요. 토끼 가죽이 고르게 될 때까지 담요에 앉아서 털을 쳐냈어요.

 

모두들 존을 지켜보고 있었지요. 존은 물통에서 물을 한 모금 들이켰어요. 그런 다음 가죽이 촉촉해질 때까지 이 사이로 물을 솔솔 뿌렸어요.

 

# 12
존은 눈을 반짝거리며 조심조심 가죽 모퉁이를 잡고 들어올렸어요. 드디어 토끼 가죽이 한 장의 모포가 되었어요. 마지막으로 존은 모닥불 가로 걸어가서는 약간 줄어들 때까지 토끼 가죽을 끓는 물에 넣었다 뺐다 했어요.

 

존이 외쳤어요.
"다 됐어요! 두껍고 따스한데다 천보다 더 질긴 펠트랍니다."

펠트는 정말 존의 말대로 대단했어요!

 

곧이어 존과 친구들은 새 펠트 텐트 안에서 따스하고 편안하게 잠을 잤어요.


 

# 13
한 달 뒤에 사람들은 콜로라도의 황금 산에 다다랐어요. 다들 열심히 금을 찾아서 땅을 파고 또 팠어요.

어느새 활활 타는 태양에 존의 얼굴에는 물집이 생겼어요. 매서운 바람이 불어와서 눈도 뜰 수 없었지요. 챙이 짧은 모자가 뉴저지에서는 멋질지 모르지만, 서부에서는 전혀 도움이 안 됐어요.

 

# 14
마침내 존은 직접 더 좋은 모자를 만들기로 결심했어요. "크고 멋진" 모자를 만들겠다고 사람들에게 말했어요. 존은 이전에 텐트를 만들었던 기술을 이용해서 모자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다시 모자를 만드니까 기분도 아주 좋았어요.

 

처음에 다른 광부들이 괴상한 모자라며 존을 놀렸어요. 모자는 고향집에서 쓰고 온 것이나 다른 사람들이 쓴 것과는 무척 달랐거든요. 챙이 엄청 넓고 춤이 굉장히 높았으며 두꺼운 펠트로 만든 모자였으니까요. 하지만 모자는 큰 도움이 되었지요. 넓은 챙은 존의 눈에 닿는 햇빛을 막아주고 등을 적시는 비도 막아주었어요. 게다가 더러워지면 빳빳한 펠트는 솔로 탁탁 털거나 툭툭 털어 낼 수 있었고요.


 

# 16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사람이 말을 타고 야영지를 지나갔어요. 그 사람은 존이 쓰고 있는 희한한 모자를 보고는 반가워하며 눈을 빛냈어요.

 

그 사람이 주머니에 손을 넣어 5달러 금화를 꺼내더니, 존이 쓰고 있는 모자를 사겠다고 말했어요. 다들 무척 놀랐지요.

 

존은 기뻐하며 금화를 받아 주머니에 넣었어요. 뉴저지에서는 가장 좋은 모자도 겨우 2달러에 팔렸거든요. 그 사람이 모자를 쓰고 말을 타고서 떠나자, 존은 싱글벙글 웃으며 손을 흔들었어요.

 

콜로라도의 금광에서 금을 찾기가 수월하지 않았어요. 일년이나 금을 찾아서 땅을 파고 나자, 존은 남은 돈이 거의 없었어요. 하지만 여전히 장사 수완은 있었지요. 존은 자신이 정말로 잘 아는 일을 하기 위해 필라델피아로 이사가기로 결정했어요. 바로 모자를 만들기 위해서 말예요.

 

# 17
처음에 존은 예전에 동부에서 가장 인기 있던 모양의 모자를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다른 모양의 모자도 만들었지요. 존은 독특하고 특별한 모자를 만들고 싶었어요. 모든 사람들이 한눈에 알아보는 모자를요. 존은 독특한 모양의 모자를 만들어 직접 쓰고 다녔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모자를 보여주고 주문을 받으려고 했지요. 하지만 관심을 보이는 도시 사람들은 없었어요.

 

# 18
존은 꼭 성공하겠다고 다짐했어요. 문득 서부에서 말을 훈련시키는 사람들이 떠올랐어요. 챙이 넓고 춤이 높은 모자가 딱 어울리는 사람들이었어요. 서부에 사는 다른 사람들도 이 모자를 좋아할 것 같았어요. 그들은 소몰이꾼, 말떼를 이끄는 말가죽 상인들과 소 떼나 양 떼를 모으는 가축 상인들이었지요. 존은 서부의 카우보이들을 위한 모자를 만들기로 했어요. 새 모자에 새 이름도 지어주었고요.

 

# 19~20
서부의 정복자

 

# 22
존은 서부에서 남겨온 얼마 안 되는 돈으로 모자 샘플을 만들 재료를 샀어요. 그 재료로 똑같은 모자를 만들었지요. 밝은 황갈색 펠트로 만든 챙이 넓고 춤이 높은 모자였어요. 존은 샘플로 만든 모자와 주문서를 전용 상자 안에 넣어 서부의 모든 옷가게와 모자 상인에게 하나씩 보냈어요. 그러고는 기다렸지요.

 

2주가 지났어요. 서부에서는 아무런 소식이 없었어요. 존은 텅 빈 가게에 앉아서 자신이 벌인 모험에 대해 생각해 보았어요. 시간과 돈을 모두 낭비한 걸까? 사람들이 희한한 모자를 살 거라고 생각한 것이 어리석었을까?

 

# 23
하지만 갑자기 주문이 밀려들었어요. 날마다 편지가 자꾸 쌓여갔어요. 사람들이 모자를 원했던 거예요. 그것도 당장 갖고 싶어서, 더 빨리 모자를 갖고 싶어서, 편지 봉투에 돈을 넣어 보냈어요.

존은 그 돈으로 재료를 사서 되도록 빨리 모자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서부에서는 카우보이들이 털모자, 중절 모자, 중산 모자를 벗어버렸어요. 눈 깜짝할 사이에 존 배터슨 스테트슨의 '서부의 정복자'는 미시시피 강 서쪽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자가 됐지요.


 

# 25
‘서부의 정복자’를 사려면 무려 카우보이의 한 달치 월급이 들었어요. 하지만 모자는 그 만큼의 가치가 있었어요.

 

모자가 카우보이의 눈을 눈부신 태양으로부터 보호해주고 등을 적시는 비를 막아주었거든요.

 

# 26
모자는 휘휘 흔들어 소들을 가축우리로 몰수도 있고……

 

부채질해서 갓 불을 피운 모닥불이 활활 타오르게 할 수도 있었지요.

 

말에게 먹일 귀리를 담거나 산에서 차갑고 상쾌한 시냇물을 떠오는데도 제격이었고요.


 

# 27
모자는 토요일 밤에 열리는 댄스 파티에서 아가씨들의 관심을 끌거나……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월귤 열매를 따 모을 때에도 정말 도움이 됐어요.

 

# 28
카우보이들이 위험에 빠졌을 때에는 완벽하게 속이는 미끼가 되기고 하고……

 

고된 하루가 끝나면 카우보이의 머리를 뉠 폭신폭신한 베개도 됐지요.

 

서부 사람들은 아주 편리한 모자를 보고 웃으며 말하곤 했어요.
"모자 냄새가 고약하게 방안 가득 풍겨도, 자넨 모자가 싫증나지 않을 거야."


 

# 29
존 스테트슨은 용감한 미국 사람들이 서부를 개척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다른 사람들은 금을 발견해서 미지의 땅을 탐험하거나 황량한 땅을 일구어서 한 일이었지요. 존은 모자로 자신의 이름을 널리 떨친 거예요.

 

존 배터슨 스테트슨


1830 5월 5일 - 1906년 2월 18일


존 스테트슨의 모자는 들불처럼 서부로 그리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어요. 존의 회사가 다른 모양의 모자도 만들기 시작하자마자, 카우보이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스테트슨 모자를 사고 싶어했어요. 미국 대통령, 연방보안관, 해병대원, 산림감시원과 텍사스 치안대가 스테트슨의 모자를 썼어요. 왕립 캐나다 산림 경찰과 유럽 왕족들도 존 스테트슨 모자를 썼고요. 유명한 로데오 카우보이들과 버팔로 빌, 애니 오클레이, 칼라미티 제인 같은 서부 영화 스타들이 모자를 맞추려고 필라델피아로 왔지요. 그들은 노동자와 어린이를 위해 공장 마당에서 로데오 경기와 서부 시대를 재현하는 쇼를 열기도 했어요.

 

모자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존은 공장을 넓혔어요. 결국 공장은 25동의 건물로 늘어나 도시 한 블록 전체를 차지할 정도가 됐어요. 존은 종업원들이 깨끗하고 안전한 장소에서 일할 수 있도록 했어요. 그리고 5천 명의 종업원들을 위해 병원, 공원과 집도 지었고요. 오늘날에도 우리는 스테트슨 모자를 살 수 있어요. 모자의 모양은 수십 가지예요. 하지만 '서부의 정복자'는 지금도 존 배터슨 스테트슨이 맨 처음 서부 여행을 시작했던 곳인 미주리 주에서 만들고 있답니다.


 

참고 문헌

 

감사의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