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기획서

[그림책] 노래하고 춤추는 할아버지(Song And Dance Man) - 열린 책들

나무닷 2009. 3. 7. 05:54

화가의 따스한 그림이 좋아서 기획했던 책이다. 이 책을 본 편집자들은 그림은 좋은데 내용이 우리나라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Ⅰ서지정보

 

1. 원서명: 노래하고 춤추는 할아버지(Song And Dance Man)

2. 글: 카렌 액커만(Karen Ackerman)
3. 그림: 스티븐 개멀(Stephen Gammell)
4. 출판사: 알프레드 A. 크눌프 (Alfred A. Knopf)

5. 출판연도: 1988년 6월

6. 원서분량: 32 페이지

7. 크기: 0.35 x 10.83 x 8.79 (인치)

8. 예상독자: 유아 - 초등 1학년

9. 수상경력: 1989년 칼데콧 상 수상

 

 

Ⅱ 작가 소개

 

1. 글: 카렌 애커맨(Karen Ackerman)

1951년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그곳에서 치과의사인 암편과 애완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1982년부터 어린이책을 쓰기 시작해서 현재까지 약 25권의 책을 썼다. 그녀의 책은 칼데콧상, 출판과 교육 부분에서, Parents' Choice(학부모 선택), ABA Pick of the List(미서적상협회 선택 리스트), ALA Notable Books(미도서관협회 주목할만한 책), Children's Book Council/NCSS Notable Books in the Field of Social Studies(어린이책 협의회, 사회과목의 주목할 책), New York Library Best List(뉴욕도서관 베스트 리스트), Horn Book's Best(혼 북 베스트), School Library Journal Best Books(스쿨라이브러리저널 베스트 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2. 그림: 스티븐 개멀(Stephen Gammell)

1943년 2월 10일 태어났다. 어린 시절 집에 가서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릴 수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 수업 시간이 가장 좋았다고 한다. 자신의 작품에 커다란 영향력을 주는 것으로 자신의 상상력, 종이, 연필을 꼽는다. 개멀은 정식 미술 교육은 받지 못했지만, 수채 물감과 연필만을 사용한 실험적인 스타일로 재료를 뛰어넘는 표현력을 보여준다는 평을 듣는다. 개멀은 어린이를 위한 수십 권의 책을 그린 유명작가로 현재 미네소타의 세인트 폴에서 살고 있다.

1989년<{노래하고 춤추는 할아버지, Song and Dance Man>로 칼데콧 상, 1982년 <들소 소년, 소년한길>과 1986년 <친척들이 왔어요, The Relatives Came>로 칼데콧 아너상을 받았다. 그 외 작품으로 앨빈 슈워츠의 인기 소설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 Scary Stories series>의 삽화를 그렸으며 여러 권의 책을 썼다.

 

번역

 

옛날에 할아버지는 보드빌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사람이었어요.

 

* 우리나라의 유랑 극단처럼 코미디언, 가수, 댄서, 곡예사, 마술사 등이 출연하는 쇼

 


 

 우리가 오면 할아버지는 텔레비전이 나오기 훨씬 전인,

노래하고 춤추던 멋진 시절에 대해 말해주어요.


 

 

"한 시간 후에 저녁 먹을 거다."
부엌에서 할머니가 큰소리로 말해요.
"아직도 탭 댄스 구두가 맞을까."
할아버지가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말해요.

이윽고 할아버지가 전등을 켜고 다락방으로 올라가면,

우리도 가파른 나무 계단을 따라 올라가요.


 

 

(그림 안 번역: 위에서 아래로 순서로)
공연 중  슈와츠 극장, 춤추고 노래하는 사람 곧 옵니다

 

벽에는 젊었을 적 할아버지의 색 바랜 사진이 걸려있어요.

할아버지는 종이 상자와 할머니의 겨울옷을 걸어둔

옷걸이가 있는 구석으로 다가가요.

그곳에는 뽀얗게 먼지가 얹은 갈색 가죽 트렁크가 있어요.

 

 

 

할아버지가 트렁크를 열자마자

삼나무와 옛 물건 냄새가 온 다락을 가득 채워요.

가방 안에는 발가락과 뒤꿈치에 은빛 반달 모양의 징을 단 구두와,

중산모자와 실크해트와 나비 넥타이에 어울리는 줄무늬 조끼가 들어 있어요.

 

우리는 모자를 쓰고 다락방이 보드빌 무대인양 춤추는 척 해요.

환한 전등이 반짝거리고 피아노 연주자가 음악에 맞춰 머리를 끄덕이고 있는 쇼 말이에요.

 


 

할아버지는 덮개 천으로 구두를 쓱 닦은 다음 신어요.

티눈이 닿지 않도록 구두 안에 작고 하얀 패드를 쑤셔 넣고요.

그런 다음 전등을 켜고 스포트라이트처럼 하나하나 조명을 맞추지요.

 

할아버지가 바닥에 고운 가루를 뿌리고 나면 쇼가 시작돼요.

우리는 할머니의 모직 담요 위에 앉아서,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지르지요.
"우와, 할아버지 멋져요!"

 


 

 할아버지가 낡고 부드러운 구두를 움직여 춤을 추기 시작해요.

처음에 발은 느릿느릿 움직이는데,

양철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처럼 나지막이 톡톡하는 소리가 나요.
어느덧 우리는 할아버지가 춤추고 있다는 걸 까마득히 잊어요.

우리는 두 발에서 울리는 소리를 들으며 무대를 누비는 댄서를 보고 있거든요.


 

 

"자, 잘 보거라!"
할아버지가 이렇게 말하고 새로운 스텝을 밟으면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듯한 소리가 들려요.

그러다가 별안간 발놀림이 빨라지면서 할아버지가 노래하기 시작하죠.

할아버지의 목소리는 깊은 골짜기에 울리는 메아리처럼 낭랑하고 힘차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할아버지의 두 뺨은 장밋빛으로 발그레해져요.

 

할아버지가 어찌나 춤을 많이 추고

노래를 많이 하는지 우리는 다 기억하지 못해요.

하지만 할아버지는 텔레비전 쇼에 나오는 그 누구보다도 훨씬 더 근사해요.
이윽고 할아버지가 멈춰 서서 앞으로 몸을 내밀며 윙크를 해요.
"어, 이게 뭐지?"
그러고는 누군가의 머리에서 동전을 꺼내요.

 


 

할아버지가 중산모자를 팔 아래로 주르르 굴려서, 손으로 잡고는 휙 다시 머리에 써요.

 

"코끼리를 둥둥 뜨게 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
할아버지는 이렇게 묻고 대답해요.
"아이스크림 한 국자와 소다수 두 국자와 코끼리 세 국자면 됩니다!"
전에도 자주 했던 농담이지만

할아버지는 무릎을 찰싹 치며 눈가에 눈물이 맺힐 때까지 껄껄 웃어요.

 
 

 

할아버지가 조끼 주머니에서 빨간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치려고 하는데

손수건이 끝도 없이 계속 나와요.

할아버지의 표정이 워낙 우스워서 우리는 배꼽이 빠져라 웃어대지요.

그러면 온 다락이 웃음소리에 흔들리는 듯 해요.

 

가끔 요란하게 웃다가, 우리는 딸꾹질을 해요.

그러면 할아버지가 욕실에서 물 한잔을 갖다 주어요.
"천천히 마시고 숨을 딱 멈추거라. 안 그러면 깜짝 놀래줄 거야!"

 

 

 

딸꾹질이 멈추면 할아버지는 트렁크에서

양끝이 금색인 지팡이와 검은 실크해트를 가져와요.

할아버지는 바닥을 바라보며 모자를 살짝 기울이고는 꼼짝 않고 서 있어요.
반짝이는 할아버지 구두를 비추는 전등말고 모든 빛이 희미해져요.

이제 곧 막을 내릴 거예요.

할아버지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지팡이를 양손으로 꼭 쥐고 번쩍 들어올려요.

 

천천히 할아버지가 탭 댄스를 추어요.

그러다가 발장단이 점점 빨라지는데

두 발로 내는 소리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소리가 나요.

 

 

 

할아버지가 펄쩍 뛰며 빙그르르 돌아요.

그러다가 다시 무대로 내려서서 팔을 쫙 펴고 무릎을 디디고 앉아요.

할아버지가 발 옆에 실크해트와 지팡이를 나란히 내려놓아요.

이윽고 구두 소리가 조용해지며 쇼가 끝나요.


  

 

우리는 모두 일어나서 박수를 치며 소리쳐요.
"너무 멋져요! 앙코르!"
할아버지는 숨이 차지만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내저어요.

할아버지는 구두를 벗어 덮개로 싼 다음 트렁크에 넣어요.

그러고는 조심조심 조끼를 개놓고는 실크해트와 지팡이를 올려놓아요.

이제 우리는 할아버지를 따라 계단을 내려가요.


  

 

우리가 계단을 내려올 때 할아버지는 난간을 꼭 잡아주어요.
할아버지가 바닥에 내려온 우리를 꼭 껴안으면,

우리는 좋았던 옛날, 노래하고 춤추던 시절의 할아버지 모습이 보고 싶다고 말하지요.

할아버지는 빙그레 웃으면서 이렇게 속삭여요.

아무리 옛날이 좋았다고 해도, 억 만금을 준다고 해도, 우리랑 바꾸지 않겠다고 말예요.

 
  

 

할아버지가 다락방 전등을 끄면서 흘끗 계단을 쳐다보아요.

그러면 할아버지가 노래하고 춤추던 보드빌 무대를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다 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