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 번역 강의 끝난 뒤 바로 기획했던 책이다. 마찬가지로 이미 다른 출판사와 계약했다는 말을 들었다. 이 책도 역시 전집 출판사에서 나온 듯... 단행본으로 출판되지 않은 그림책은 출간 확인 여부가 어려우니까 되도록 품을 들이지 말라는 충고를 들었는데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그렇다고 그림책 보기를 그만 두지 못하고 그 뒤로도 한동안 손을 놓지 못했다. 아무래도 그림책은 어린이 책을 번역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로망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이 책 들고 출판사를 돌아다녔던 기억이 새롭다.
원서명 : The Relatives Came (친척들이 왔어요)
1986년 칼데콧 아너상 수상
1986년 주목할만한 어린이 책 선정
글 : 신시아 라일런트 (Cynthia Rylant)
그림 : 스티븐 개멀 (Stephen Gammell)
예상독자: 4 - 8세
개요 :
어린 시절 친척들이 모여 시끌벅적하던 날들을 생각하다보면, 가슴이 따스해지며 얼굴 가득 웃음꽃이 피어오른다. 결혼식, 어른의 생신, 방학 등... 이러한 만남은 유아기 어린이에게 기쁨, 설렘, 흥분 등을 가져다 준다. 어린이들은 또래의 친척을 만나며 친구, 언니, 오빠가 된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을 함께 한 가족처럼 그들에게 친밀함과 애정을 느끼게 된다. 신시아 라일런트의 <친척들이 왔어요>는 어린이의 눈으로 이러한 흥분과 설렘을 따스하고 솔직하게 그리고 있다. 특히 부드러운 색조, 생생한 인물 표현, 시골 풍경들은 어린이에게 서정적 아름다움을 준다. 어른들 또한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보여주면서 어린 시절의 향수를 떠올릴 것이다.
<친척들이 왔어요>는 꼭두새벽에 일어나 버지니아에서 북부 다른 주에 사는 친척집으로 여름 휴가를 떠났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이다. 마지막 여름을 친척들과 보내기 위해 집을 나서지만 한창 여물어 가는 포도를 두고 떠나야해 아쉬워한다. 여행하는 동안 낯설고 신기한 풍경들을 만나면서, 아쉬움은 친척들을 만난다는 설렘과 행복함으로 바뀐다. 꼬박 하루 동안 차를 몰아 친척집에 다다르자 그간의 아쉬움과 여독은 반가움과 친밀감으로 인해 말끔히 사라진다. 그들은 서로 얼싸안고, 먹고, 뒹굴고, 잠자고, 집안 일을 도우며 휴가를 보낸다. 여러 날이 지나고 이제 버지니아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왔다. 친척들은 꼭두새벽에 일어나 길을 거슬러 버지니아로 돌아간다. 이번에는 친척들과 헤어져야 하는 아쉬움을 느끼면서... 하지만 집에서는 포도가 완전히 여물어 이들을 기다리고 있고, 내년 여름이면 다시 친척들을 만날 수 있기에 아쉽지만은 않다. 친척들은 집에 도착해 잠자리에 들며 내년 여름을 그리고 친척들을 꿈꾼다. 이렇게 서운함과 아쉬움은 내년을 약속하며 그리움과 설렘으로 바뀐다.
<친척들이 왔어요>의 강점은 너무 소박하고 익숙해서 평범해 보이는 이야기를 아주 따스하게 그려낸 그림에 있다. 독자들은 생동감과 설렘이 가득한, 세세한 부분까지 무지개 색이 스며든 그림을 보면서 모든 등장 인물에 매료된다. 개멀은 대가족이 모였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전형적인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 등장 인물의 행동과 얼굴 표정은 모두 다르다. 때문에 어린이나 어른 모두 나름대로 자신의 처지에 맞게 상상하면서 책을 볼 것이다. 그 이미지는 행복하고, 부드럽고, 아늑하다. 둥글둥글한 얼굴과 몸은 편안하게 하며 마음의 문을 열게 한다. 개멀은 부드럽고 따스한 파스텔 풍으로, 생생한 색채, 움직임, 아늑한 배경이 있는 그림을 소박한 글과 완벽하게 결합하여 그 의미를 더욱 강하게 전달한다. 이야기의 의미가 그림을 통해 더욱 강화된다는 점에서 <친척들이 왔어요>는 문학으로서의 그림책임이 분명하다.
친척들이 만나는 일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행사였다. 그런데 지금은 아주 귀찮고 꺼려하는 일이 됐다. 점점 핵가족화, 개인화 되는 사회 현상은 어쩔 수 없다해도, 사회화의 시작은 가족이라는 점에서 어린이들이 가족, 친척, 이웃과의 정을 느끼며 서로 알아 가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친척들이 왔어요>는 친척들과 함께 했던 흥분과 전율을 고스란히 떠올리게 하며 그러한 과정을 아주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느끼게 한다. 책을 읽어주면서 내용대로 얼싸 안고, 잠도 함께 자고, 지난날을 그리워 하다보면 그만큼 사랑과 정도 깊어 갈 것이다. <친척들이 왔어요>는 어린이들에게 가장 따스한 정서를 물려주며 가족 간의 사랑과 인정을 더욱 깊고 넓게 해준다.
서평(발췌요약):
ꋼ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린 리틀 필드 훕스): 독자들은 라일런트의 따스한 감동과 개멀의 재치 있는 그림에 이끌린다. 개멀은 이야기와 그림을 자유로움, 유머, 풍부한 색채가 있는 세계로 확장했다. 그곳은 활기차고 재미있는 세계이며 라일런트의 사랑스런 이야기에 어울리는 남부 가족의 즐거움이 있는 세계이다. 이러한 재미는 결코 놓칠 수 없는 것이다.
ꋼ 뉴욕타임스 북 리뷰(앤 타일러): 이 글을 한결 매혹적이게 하는 것은 글에 어울리는 그림이다... 화가는 세밀한 묘사와 밝은 파스텔 풍의 그림으로 어린이들의 눈길을 오랫동안 사로잡는다... 등장 인물의 활기찬 둥근 얼굴과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사랑스럽고 편안하다.
ꋼ 어린이 도서 센터 불러틴(필 힐): 개멀의 풍부한 파스텔 그림은 글에 따스함과 활기를 더해준다. 라일런트의 이야기가 아주 익숙한 줄거리이지만, ... 한편으로는 감칠맛이 있다.
독자평 :
ꋼ 이 책의 장점은 친근하게 눈길을 사로잡는 따스한 그림에 있다... 친밀한 가족 모임을 가장 잘 표현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내가 가장 좋아했던 가족 모임을 떠올렸다.
ꋼ 전형적인 미국 가족의 여름을 표현했다. 스티븐 개멀의 밝은 색채와 인상적인 풍경들은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연상시킨다. 그림에는 활기와 흥분이 가득하다...
ꋼ 부드럽고 활기찬 그림은 한 가족이 친척들과 함께 나누는 사랑과 즐거움을 보여준다.
ꋼ 어린이들이 가족의 중요성을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이 책은 매혹적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책에 집중하도록 도와준다.
ꋼ 볼 때마다 그림의 새로운 점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ꋼ신시아 라일런트
라일런트는 1954년 6월 6일 버지니아의 호프웰에서 태어났다. 네 살 때 부모는 이혼하고 어머니는 간호학교를 다녀야해서 웨스트버지니아의 쿨 리지에서 조부모와 사촌들과 살았다. 그녀는 이때의 경험을 첫 번째 책 <내가 어렸을 적 산에서>에서 그리고 있다. 여덟 살까지 쿨 리지에서 살다가 어머니와 함께 비버로 이사한다. 그녀의 책들은 대부분 웨스트버지니아의 애팔래치아 산맥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에 바탕을 두고 있다.
라일런트는 1975년 모리스 하비 대(현재, 찰스톤 대학)에서 미술학 학위를, 1976년 마샬대학에서 영어 석사 학위를, 1982년 켄트주립대학에서 도서관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영어 교수로 그리고 공공도서관 어린이 부서에서 일했다. 변변한 도서관도 서점도 없어 책을 빌리기도 사기도 수월치 않았던, 오직 읽을 거리라곤 만화책 밖에 없었던 작은 마을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녀는 이곳 도서관에서 처음으로 어린이 책과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라일런트의 문학 스타일은 소박하고, 명확하고, 시적이다. <어린이 문학 리뷰>에서는 라일런트를 이렇게 평가했다. “라일런트는 솔직하게 접근하며, 경제적이지만 시적인 언어를 구사한다... 그리고 절제력 있게 강한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이 있다... 그녀는 가족의 중요성과 모든 살아있는 것들을 소중하게 여긴다. 외로움, 두려움 또는 배신과 같은 주제를 포함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그녀의 작품은 이해와 희망을 전달한다.”
아동 작가로서 라일런트는 많은 작품에서 인정을 받았다. <그리운 메이 아줌마, Missing May, 사계절 출판>는 1992년 뉴베리 상을, 1982년 <내가 어렸을 적 산에서, When I Was Young in the Mountains>와 1986년 <친척들이 왔어요, The Relatives Came>는 칼데콧 아너 상을, 그리고 1986년 <아주 하얀 먼지, A Fine White Dust>는 뉴베리 아너 상을 받았다. 미 도서관 협회에서는 <친절함, A Kindness>, <소다 저크, Soda Jerk>, <쿡 부부와 사랑에 대한 다른 이야기, A Couple of Kooks and Other Stories about Love>를 청소년을 위한 올해의 베스트 북으로 선정했다.
현재 라일런트는 열 두 살의 아들 네이트와 오하이오주 켄트에서 살고 있다.
라일런트의 연락처는 없지만 다음의 출판사를 통해 그녀와 연락할 수 있다.
Bradbury Press Blue Sky Press Harcourt Brace & Co.
P.O. Box 24622 Scholastic, Inc. 525 B St.
Minneapolis, MN 55424 555 Broadway Suite 1900
Voice: (612)925-3654 New York, NY 10012-3999 San Diego, CA 92101
Fax: (612)591-5875 Voice: (212)343-6100 Voice: (619)699-6707
ꋼ스티븐 개멀
개멀은 1943년 2월 10일 태어났다. 어린 시절 집에 가서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릴 수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 수업 시간이 가장 좋았다고 한다. 자신의 작품에 커다란 영향력을 주는 것으로 자신의 상상력, 종이, 연필을 꼽는다. 갬멜은 어린이를 위한 수십 권의 책을 그린 유명작가이다.
1989년 <노래하고 춤추는 할아버지, Song and Dance Man>는 칼데콧 상을, 1982년 <버팔로가 태어난 곳, Where the Buffaloes Begin>과 1986년 <친척들이 왔어요, The Relatives Came>는 칼데콧 아너상을 받았다. 개멀은 앨빈 슈워츠의 인기 소설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 Scary Stories series>의 삽화를 그렸으며 여러 권의 책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현재 그는 미네소타의 세인트 폴에서 살고 있다.
친척들이 왔어요
신시아 라일런트 글 스티븐 개멀 그림
아그네스 리틀 아주머니와 사촌들
그리고 딕 잭슨과 딕의 아이들에게
#1
It was in the summer of the year when the relatives came.
They came up from Virginia. They left when their grapes
were nearly purple enough to pick, but not quite.
그 해 여름 친척들이 왔어요.
버지니아에서 놀러 왔지요.
포도가 자줏빛으로 한창 여물어 갈 무렵 집을 나섰어요.
#2
They had an old station wagon that smelled like a real car,
and in it they put an ice chest full of soda pop
and some boxes of crackers and some bolongna sandwiches,
and up they came ― from Virginia.
They left at four in the morning when it was still dark,
before even the birds were awake.
친척들은 멋진 구식 왜건을 끌고 왔어요.
거기에 소다수를 빽빽이 넣은 아이스박스와 과자 봉지와 햄 샌드위치를 싣고
버지니아에서 놀러 왔지요.
새들도 깨어나기 전, 어둠침침한 새벽 4시에 집을 나섰어요.
#3
They drove all day long and into the night, and while they
traveled along they looked at the strange houses
and different mountains and they thought
about their almost purple grapes back home.
they thought about Virginia ―
but they thought about us, too. Waiting for them.
친척들은 꼬박 하루 동안 차를 몰았어요.
여행하면서 희한한 집이랑 별난 산을 구경했어요.
그러면서 집에서 한창 여물어 갈 자줏빛 포도를 떠올렸지요.
이렇게 버지니아를 생각하면서
친척들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 생각도 했어요.
#4
So they drank up all their pop
and ate up all their crackers
and traveled up all those miles until finally
they pulled into our yard.
친척들은 소다수를 죄다 마시고
과자도 몽땅 먹어치우고
먼 길을 달려 드디어 우리 집 뜰에 들어섰어요.
#5
Then it was hugging time. Talk about hugging!
Those relatives just passed us all around their car, pulling us
against their wrinkled Virginia clothes, crying sometimes.
They hugged us for hours.
다들 서로 얼싸안고 야단이었어요. 한번 안아보자꾸나!
친척들은 차 주위로 모여든
우리를 그 꼬깃꼬깃한 옷으로 바싹 끌어당기며
이따금 울먹이기까지 했어요.
얼마나 이러고들 있었는지!
#6
Then it was into the house and so much laughing
and shining faces and hugging in the doorways.
You'd have to go through at least four different hugs
to get from the kitchen to the front room. Those relatives!
현관에서 얼싸안고 집안으로 들어가며
한바탕 웃음을 터트리고 환히 미소를 지었어요.
부엌에서 거실까지 아무튼 네 사람은 안아봐야 했어요.
대단한 친척들이지요!
#7
And finally after a big supper two or three times around
until we all got a turn at the table, there was quiet talk
and we were in twos and threes through the house.
모두들 차례가 오면 두, 세 차례 식탁으로 가서
푸짐하게 저녁을 먹었어요.
그러고 나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둘씩 셋씩 짝을 지어 집안도 둘러보았지요.
#8
The relatives weren't particular about beds, which was good
since there weren't any extras, so a few squeezed in with us
and the rest slept on the floor, some with their arms
thrown over the closest person, or some with an arm across one person
and a leg across another
친척들은 잠자리가 까다롭지 않아서 침대가 모자라도 괜찮아요.
우리랑 다닥다닥 붙어 자기도 하고 바닥에 누워 자기도 했어요.
옆 사람에게 팔을 턱하니 올려놓기도 하고
팔은 이쪽 사람에게 다리는 저쪽 사람에게 걸쳐놓기도 하면서요.
#9
It was different, going to sleep with all that new breathing in the house.
서로 다른 사람이 뒤섞여 자는 것도 색다른 맛이 있어요.
#10
The relatives stayed for weeks and weeks. They helped us
tend the garden and they fixed any broken things they could find.
친척들은 한동안 머물렀어요.
우리를 도와 정원을 가꾸고 부서진 것도 보이는 데로 고쳐주었지요.
#11
They ate up all our strawberries and melons,
then promised we could eat up all their grapes and peaches
when we came to Virginia.
친척들은 우리 집 딸기랑 수박을 죄다 먹더니
우리보고는 버지니아에 놀러 와서
포도랑 복숭아랑 몽땅 먹으래요.
#12
But none of us thought about Virginia much. We were so busy
hugging and eating and breathing together.
하지만 버지니아 생각은 별로 안 했어요.
얼싸 안고 먹고 뒤섞여 자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13
Finally, after a long time, the relatives loaded up their ice chest
and headed back to Virginia at four in the morning.
We stood there in our pajamas and waved them off in the dark.
We watched the relatives disappear down the road,
then we crawled back into our beds that felt too big and too quiet.
We fell asleep.
어느덧 긴 시간이 지나고,
친척들은 아이스박스를 차에 싣고 새벽 4시에 버지니아로 돌아갔어요.
우리는 잠옷 바람으로 서서 친척들이 어둠 속에 묻힐 때까지 손을 흔들었지요.
친척들이 길 너머로 사라지자
우리는 너무 텅 비고 너무 쓸쓸해진 침대로 기어들었어요.
그러고는 곧 잠이 들었지요.
#14
And the relatives drove on, all day long and into the night,
and while they traveled along they lo0oked
at the strange houses and different mountains
and they thought about their dark purple grapes
waiting at home in Virginia.
친척들은 꼬박 하루 동안 차를 몰았어요.
여행하면서 희한한 집이랑 별난 산을 구경했어요.
버지니아 집에서 짙은 자줏빛으로
여물었을 포도를 떠올리면서요.
#15
But they thought about us, too. Missing them. And they missed us.
하지만 친척들을 그리워하는 우리 생각도 했어요. 친척들도 우리가 그립겠죠.
#16
And when they were finally home in Virginia,
they crawled into their silent, soft beds and dreamed
about the next summer.
친척들은 버지니아 집에 다다르자
아늑하고 포근한 침대로 들어가
내년 여름을 꿈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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