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교훈적이고 가볍지만 참 재미있게 기획했던 책이다. 이런 점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이 작가의 책을 출간한 출판사에서 눈길도 안 보냈다. 다른 출판사에서 계약되어 번역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아직도 감감 무소식... 저학년 책으로 아이들이 참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인데 출판이 늦어지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Ⅰ 서지 정보
1. 원서명 : 초콜릿 열꽃 (Chocolate Fever)
2. 글 : 로버트 킴멜 스미스 (Robert Kimmel Smith)
3. 그림 :
4. 출판사 : Yearling books
5. 출판연도 : 1978년 9월 1일
6. 원서분량 : 96페이지 (ISBN: 04404413699)
7. 예상독자 : 초등 저학년
8. 수상내역 : 1990년 스토리북 부분 페어런츠 초이스 어워드
Ⅱ 작가 소개
로버트 킴멜 스미스(글) (랜덤하우스 이얼링 북 출판사 홈페이지 작가 소개 번역)
“유머는 나의 가장 큰 부분입니다. 그것은 삶의 재미있는 면을 볼 수 없다면 인생을 살아가기 힘들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유머 때문만은 아닙니다. 유머는 주 요리에 곁들여 나오는 반찬과 같습니다. 내 작품에서 더 중요한 것은 따스함, 사랑, 배려와 가족 간의 감정입니다." - 로버트 킴멜 스미스
청소년문학상인 뉴욕 니커보커 어워드(New York Knickerbocker Award)를 비롯해 많은 상을 받은 스미스는 여덟 살 때 처음으로 책을 읽었는데,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했다. 그 사건은 스미스의 삶을 확정짓는 일대 사건이 됐다. 그 후, 스미스는 독서광이 됐고,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수백만 팬들에게는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스미스는 자신이 성인이 되어 수상작가가 될 줄 몰랐다. 스미스의 책은 수백만 권이 팔리며 수백만 어린이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스미스가 작가로서의 꿈을 이루는 데는 30년이 걸렸다. 1970년 광고 회사를 그만둔 후에 작가로서의 첫발을 내딛었지만, 글 쓰기는 딸 때문에 우연히 시작됐다. 어느 날 밤 딸이 잠들기 전 동화를 지어 읽어준 게 계기가 된 것이다. 이야기는 지어낼수록 점점 틀을 갖추면서 생생해져 갔다. 딸은 이야기를 끝까지 들려달라고 졸랐고 바로 그 이야기가 첫 작품인 ꡔ초콜릿 열꽃ꡕ로 태어났다. ꡔ초콜릿 열꽃ꡕ은 2백만 부 가까이 팔렸는데, 딸은 그 이야기의 달콤한 맛을 알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
하지만 책의 아이디어를 찾기가 항상 쉬운 건 아니다. 스미스는 아이디어를 자신이 경험한 삶, 즉 자신에게 직접 일어났던 일이나 친지들에게 일어났던 사건에서 얻는다고 한다. ꡔ젤리 벨리, Jelly Bellyꡕ는 스미스가 가장 뚱뚱했던 5학년 때를, ꡔ내 방 찾기 전쟁, The War With Grandpaꡕ은 자기 방을 무척 사랑했던 아들이 "절대 다른 곳에서는 살지 않겠어요"라고 말했을 때를 기억하며 썼다. 아들의 말에서 할아버지에게 방을 양보해야 하는 소년의 이야기에 대한 영감을 얻은 것이다.
ꡔ마이클, Mostly Michaelꡕ은 5학년 아이들이 학교 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 ‘보통’ 어린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써달라고 요청하자 쓰게 됐다. ꡔ삐걱거리는 바퀴, The Squeaky Wheelꡕ는 부모가 이혼한 후의 삶을 아이들도 알아야 하며, 아이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쓰게 됐다. 유머러스하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책은 1990년 스토리북 부분 페어런츠 초이스 어워드를 수상한 힘있는 책이다.
치밀하게 구조적으로 한 단계 한 단계 써 가는 작가들이 있다. 하지만 스미스는 주인공, 첫 상황 그리고 이야기가 흘러가는 곳을 느슨하게 시작한다. 스미스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싶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다 안다면 너무 지루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 등장인물들과 함께 이야기를 발견해 나갑니다."
스미스가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간단하지만 중요하다. "자신을 최대한 활용하라, 삶을 즐겨라, 그리고 있는 그대로 사람들을 친절하게 대하라." 스미스는 독자들을 가르치지 않고 도덕적 선택을 하도록 글을 쓴다. “나는 ‘원할 때마다 모든 것을 가질 수 없다'는 걸 말하기 위해 ꡔ초콜릿 열꽃ꡕ을 썼습니다." 그 말은 IRS(국세청)를 제외하고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스미스가 책을 쓰는 훨씬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나의 비밀 의식은 즐거움을 주는 책을 창작해서 아이들 특히 도움을 필요로 하는 소년들이 푹 빠져 읽게 하는 것입니다."
스미스는 뉴욕, 브룩클린에서 태어나 지금도 브룩클린의 빅토리아풍 낡은 저택에서 아내 클레어와 함께 살고 있다. 그들에게는 장성한 두 아이, 하이디와 로저가 있다. 요리가 취미인 스미스 부부는 광적인 야구팬이기도 하다. 그리고 영화관과 극장에 가는 걸 좋아한다. 스미스는 테니스, 수영, 정원 손질을 하며 살찌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ꡔ내 방 찾기 전쟁, The War With Grandpaꡕ 외에 ꡔ초콜릿 열꽃, Chocolate Feverꡕ, ꡔ젤리 벨리, Jelly Bellyꡕ, ꡔ마이클, Mostly Michaelꡕ, ꡔ보비 베이스볼, Bobby Baseballꡕ과 ꡔ삐걱거리는 바퀴, The Squeaky Wheelꡕ가 있다. 스미스의 작품은 각종 어린이 상을 수상했다. 그 외의 작품으로 5권의 성인 소설과 수필과 희곡이 다수 있다. 그리고 ꡔ초콜릿 열꽃ꡕ의 CBS 텔레비전 대본이 있다.
Ⅲ 작품 개요 및 기획자 의견
초콜릿을 너무 많이 먹어서 초콜릿 열꽃, 즉 뾰루지가 나고 그 때문에 흥미진진한 모험을 하게 된다. 어른들이 보기에 터무니없는 이야기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아이들은 이 책에 열광을 한다. 게다가 작가의 첫 책인데도 {초콜릿 열꽃}은 미국에서 2백만 부 이상이 팔렸다. 1970년대에 나온 책인데도 지금도 꾸준히 사랑을 받으며 여전히 아마존 독자 서평에 많은 글이 올라온다. 게다가 많은 독자들이 현대의 고전이라고 추켜세우기까지 한다. 이 책은 어른인 독자들마저 자신도 모르게 그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왜 그럴까?
일단 이 책은 아이들이 관심을 갖고 재미있게 볼 요소들이 많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초콜릿, 가기 싫은 병원에서의 탈출, 낯설지만 친절한 아저씨와의 여행, 그를 통해 다시 한번 느끼는 가족의 소중함, 무시무시한 강도의 공격, 하지만 다른 사람이 아니라 아이 자신 덕분에 강도를 물리치는 일 등등...
흥미로운 사건만을 나열한 이야기라면 그저 재미만으로 그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는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교훈, 즉 절제와 용기와 사랑과 배려와 모험이 있다. 물론 어른들 생각에서 보면 뻔해 보이는 교훈들이지만 아이들, 특히 저학년 어린이들 입장에서 보면 이 교훈들은 억지스럽지 않은 자연스러움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이 모든 교훈적인 일은 주인공인 아이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어른에 의해 억지로 주어지는 사건의 해결이고 교훈이 아니라 나, 내 친구가 겪는 일로 여기게 된다.
작가는 책 읽는 아이들 연령에 맞는 글을 쓰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아이들의 심각하고도 진지한 문제를 유쾌하고 명랑하게 풀어나가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래서 아이들은 즐겁게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고민, 친구의 고민을 해결하게 된다. 또한 남자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그들의 언어로 풀어나가기 때문에 여자아이들보다 책읽기에 약간 거리감이 있는 남자아이들을 쉽게 책에 몰입시키는 흡인력이 있다. 그래서 남자아이들도 즐겁게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고민, 친구의 고민을 해결해 나간다.
이러한 의미에서 로버트 킴멜 스미스는 우리나라에 소개할 가치가 충분한 작가라고 여긴다. 아울러 그의 여러 작품들 또한 우리나라 독자들이 재미와 교훈을 함께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Ⅳ 목차 및 줄거리
1. 목차 :
1. 헨리 그린을 만나다
2. 이상한 느낌
3. 킴멜파버 선생님의 문제
4. 펑!
5. 파고 의사 선생님 부르기
6. 저 소년을 잡아라
7. 학교 운동장에서
8. 맥 아저씨
9. 노상 강도를 만나다
10. 핥기
11. “슈가” 케인 씨 사무실에서
12. 헨리가 배운 교훈
2. 줄거리 :
사람들은 헨리 그린이 다 자란 상태에서 초콜릿 알을 깨치고 나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헨리는 훌륭한 엄마와 아빠 사이에 태어난 아이다. 헨리네 식구는 엄마, 아빠, 열 살인 마크 형, 열네 살인 엘리자베스 누나와 헨리 다섯 명이다. 헨리네 식구도 보통 아침에는 다른 가족들과 별로 다르지 않은 식사를 한다. 하지만 헨리만은 다르다. 헨리는 초콜릿 케이크, 코코아 시리얼 한 사발과 초콜릿 시럽을 넣은 우유와 초콜릿 과자를 먹는다. 헨리와 초콜릿은 서로 정말 사랑하는 것 같다. 먹는 건 몽땅 초콜릿이 들어간 것인데도 헨리는 뚱뚱하지도 이가 썩지도 키가 작지도 않고 배앓이도 하지 않는다. 게다가 부모님도 헨리가 초콜릿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내버려두었다. 헨리는 점심 도시락으로 초콜릿 바 샌드위치를 싸갈 정도이다. 그래서 헨리네 식료품 저장실에는 초콜릿으로 만든 제품 천지다.
어느 날 아침, 헨리네 세 남매는 학교에 지각하지 않으려고 서둘렀다. 헨리는 배가 고픈 거 같아서 초콜릿을 한 주먹 주머니에 넣고 학교로 향했다. 그런데 여느 날과는 달리 기분이 이상했다. 꼭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데 도대체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 무슨 일이 일어난 때는 킴멜파버 선생님이 분수를 가르칠 때였다. 헨리는 팔에 갈색 반점이 생긴 걸 보았다. 선생님이 수업에 집중 안 하는 헨리를 보고 분수의 남은 답이 얼마냐고 묻자 헨리는 자그마한 갈색 반점이 있다고 대답한다. 반 친구들이 엉뚱한 대답에 한바탕 웃어댔다. 전혀 농담할 줄 모르는 선생님은 몹시 당황했지만 이내 헨리의 팔에 온통 갈색 반점이 돋은 걸 보았다. 헨리가 이런 적이 한번도 없다고 대답하자 선생님은 교장 선생님에게 갔다. 교장 선생님은 킴멜파버 선생님과 홍역이나 천연두일지 모른다고 확인하러 온다. 교장 선생님은 헨리의 팔뚝을 보고 한마디로 주근깨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초콜릿 냄새가 난다고 했다. 하지만 어느새 갈색 반점은 헨리의 얼굴에까지 퍼지고 있었다. 헨리는 심장이 발끝으로 뚝 떨어질 정도로 놀라 울기 시작했다. 헨리와 킴멜파버 선생님이 양호실로 들어가자 파딩 양호 선생님은 더러운 세균이 들어오면 안 된다고 다시 나가 신발을 털고 들어오라며 코코아는 갖고 오지 말라고 했다. 킴멜파버 선생님이 비상 사태라고 말하자 파딩 선생님이 헨리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헨리는 홍역도 천연두도 이미 앓았고, 덥지도 춥지도 어지럽지도 않고 기분이 이상하다고 했다. 그때 무언가가 터지는 소리가 났다. 바로 헨리의 팔에서 반점 점점 커지더니 펑펑 소리를 내며 터지기 시작한 것이다. 깜짝 놀라는 두 사람과는 달리 파딩 선생님은 침착했다. 선생님은 헨리를 병원에 데려갔다. 파딩 선생님이 손을 꼭 잡아주자 헨리는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병원에서는 두 명의 의사 선생님이 진찰을 했지만, 다시 소아과 과장님인 파고 선생님의 진찰을 받아야했다. 파고 선생님은 황급히 진찰실로 뛰어들어와 헨리의 얼굴을 보고 의아해 했다. 헨리에게 진흙 구덩이에 빠졌냐고 묻더니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보고는 그런 건 아닌 듯 하다고 말했다. 파딩 선생님이 아침나절에 있었던 일을 설명하자 파고 선생님이 믿을 수 없다며 이렇게 빨리 퍼지고, 커지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터지는 뾰루지는 처음 본다고 했다. 파고 선생님은 헨리를 의자에 앉히고 5분 동안이나 손으로 만져보며 진찰했다. 반점이란 반점은 전부 다 살펴보고 확대경으로 들여다보았다가 맨 눈으로 살펴보았다. 헨리의 눈, 코, 귀, 혀 아래까지 보고는 의학 역사상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파고 선생님은 알코올을 묻힌 솜으로 반점을 살살 문지르며 아프냐고 물었다. 헨리가 하나도 안 아프다고 하자 당장 실험실로 가보자고 했다. 한 의사가 잠시 뒤면 반점의 정체에 대해서 알게 될 거라며 진찰실을 서성이다가 킁킁대며 사탕 냄새가 난다고 했다. 그러자 파고 선생님도 사탕 냄새가 난다며 이리저리 코를 킁킁댔다. 그러더니 헨리가 걸어다니는 막대 사탕이라고 했다. 그러자 온갖 분야의 의사들이 헨리를 이리저리 푹푹 찔러보며 살펴보았다. 파고 선생님은 "초콜릿 열꽃"이라며 의학 역사상 최초의 신종 희귀병이라고 했다.
헨리는 너무 피곤하고 무서워서 병상에서 뛰어내려 거의 벌거벗은 채 도망치기 시작했다. 자신을 잡으라는 소리를 들으며 냅다 달렸다. 복도에 있던 간호사를 제치고 잽싸게 빠져나가 계단을 내려가 로비를 지나 내달렸다. 정문에서 경비원들에게 잡혔지만 온 힘을 다해 거리로 도망쳤다. 무작정 달리다가 뒤돌아보니 의사와 간호사와 호루라기를 부는 경비원이 따라왔다. 어느새 경찰까지 팔을 내저으며 쫓아왔는데 그 뒤로 파고 선생님의 모습이 보였다. 헨리는 몹시 숨이 찼지만 꽁무니가 빠지게 힘껏 달렸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며 부리나케 발을 놀렸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어리둥절해 하며 헨리를 쳐다보았다. 한참을 달리자 더 이상 쫓아오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앞에 경찰 차가 나타났다. 헨리는 심장이 터져라 다시 도망갔다. 다리와 폐와 눈과 머리가 아팠지만 참고 달렸다. 도저히 더 이상 달릴 수 없어 샛길로 들어갔더니 차고가 있었다. 보는 사람이 없어서 얼른 자동차 옆에 숨었다. 가만히 생각할수록 기가 막힌 헨리는 목에서 큰 덩어리가 넘어올 것만 같은데다 너무 슬퍼서 울었다. 병원으로 돌아갈 수도 집에 갈 수도 없었다. 엄마랑 아빠가 다시 병원으로 돌려보낼게 뻔했다. 차고의 희미한 전등 빛에 갈색 반점을 보면서 헨리는 먼 곳으로 달아나야겠다고 생각하며 용기를 냈다. 그래서 떠나기 전에 잠시 쉬려고 자리에 누웠다.
약 2시간이 흐른 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헨리는 밖으로 나왔다. 그러고는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 쉬면서 한참동안 걸었다. 그러다가 학교 운동장에 다다랐다. 그곳에서는 아이들이 농구와 공 던지기와 롤러 스케이트를 타고 하키를 하며 놀고 있었다. 아이들이 헨리를 둘러싸더니 대장 같은 아이가 헨리가 지저분하다고 말했다. 헨리가 비켜달라고 했지만 다들 꿈쩍도 안 했다. 헨리의 몸에 난 반점을 여드름이 아니라 사마귀라고 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추해 보인다고 놀렸다. 아이들은 헨리를 때려주자고 했다. 그때 헨리는 꾀를 내어 자기에게 닿으면 희귀병에 걸려 죽게 될 거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아이들이 믿지 않자 헨리는 초콜릿 열꽃에 걸렸다며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빠르게 전염되는 병이라며 자기 말이 거짓말인지 시험해보라고 했다. 게다가 이 병에 걸리면 머리는 부어오르고 입은 메마르고 커다란 초콜릿 모양의 반점이 나타나며 정말 나쁜 일이 일어난다고 했다. 조용히 듣고 있던 아이들이 별안간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헨리는 다들 병에 걸리지 않길 바란다며 걸어가자 아이들이 길을 비켜주었다. 그때 한 아이가 라디오에서 병원에서 도망친 아이에 대해 들었다며 헨리가 경찰이 찾고 있는 헨리 그린이라고 했다. 헨리는 생전 처음 듣는 이름이라며 딴청을 부리다가 운동장에서 멀리 떨어지자 후닥닥 도망쳤다.
헨리는 이제 친구 하나 없고 경찰과 의사들에게 쫓기는 갈 곳 없는 신세가 됐다. 헨리는 고속도로변에서 어두워질 때까지 한동안 숨어 있다가 트럭을 얻어 탔다. 트럭 운전사는 맥 아저씨였는데 헨리의 반점을 못 보고 태워준 게 분명했다. 벌써 수백 대의 차가 그냥 지나간 참이었던 것이다. 헨리는 맥 아저씨 트럭을 타자마자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는지 모르지만 마음이 편안했다. 맥 아저씨는 트럭 휴게소에 이르자 밝은 곳으로 가자고 했다. 헨리는 어두운 곳이 좋다고 하자 맥 아저씨는 피크닉 가방을 둘 사이에 놓고는 샌드위치를 먹자고 했다. 헨리는 맥 아저씨가 갈색 반점을 보았다고 생각하고 조용히 가고 싶었지만 아저씨가 자꾸 먹을 걸 권했다. 헨리는 참치 샌드위치를 먹었다. 초콜릿 케이크도 있었지만 전혀 손이 가지 않았다. 헨리는 맥 아저씨에게 자신의 병과 그동안 있었던 일을 털어놓았다. 헨리는 앞으로 평생 사람들의 눈길을 받으며 살아가야 할거라고 했다. 맥 아저씨는 자신은 이미 경험한 사실이라고 하자 헨리는 흑인이라서 그런 거냐고 물었다가는 얼른 사과했다. 맥 아저씨는 그건 극복한지 오래됐다며 검은 색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헨리는 갈색 반점 투성이 백인에겐 해당되지 않는다며 도망가겠다고 했다. 맥 아저씨는 헨리에게 엄마와 아빠가 있는지, 두 분은 좋은 사람인지, 학대하지는 않는지, 삶이 비참한지 물었다. 헨리가 엄마와 아빠는 좋은 분이고 삶이 비참하지도 않다고 하자, 맥 아저씨는 부모님 마음이 어떻겠냐며 헨리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몹시 슬퍼할 거라고 했다. 그러므로 먼저 부모님이 걱정하지 않게 전화부터 하자고 했다. 헨리가 병원에는 안 가겠다고 하자 그것도 말씀드리자고 했다. 그러고는 내일이면 열꽃이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위로했다.
맥 아저씨가 차 시동을 걸자마자 갑자기 큰소리가 나더니 두 남자가 총을 겨누며 트럭을 덮쳤다. 강도들이 자신들은 차량을 습격하는 노상강도 로프티와 루지라고 소개하자 헨리도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강도들은 헨리와 맥 아저씨에게 뒤쪽으로 가서 꼼짝 말고 있으라고 지시했다. 맥 아저씨는 침착히 법을 어기면 안 된다고 타일렀다. 그러자 강도는 웃어대며 트럭에 올라타 트럭을 몰았다. 맥 아저씨가 범죄를 저지르지 말라며 차를 멈추라고 하자 강도들은 트럭에 비싼 모피 코트가 실린 걸 안다며 코웃음쳤다. 그러자 맥 아저씨가 큰 소리로 웃으며 트럭에는 사탕이 실려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초콜릿, 땅콩 버터 등등 온갖 과자 이름을 말하자 강도들은 몹시 당황했다. 트럭 뒷자리에서 맥 아저씨와 헨리는 가는 길을 눈여겨보았다. 그러다가 헨리는 잠이 들었고 차가 멈추는 바람에 잠이 깼다. 맥 아저씨가 조용히 하라며 절대 도망치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 레프티는 좁은 오솔길로 들어서더니 조심스럽게 차를 몰았다. 이윽고 트럭은 작은 오두막 근처 소나무 숲에 멈췄다. 네 사람은 차에서 내려 오두막 안으로 들어갔다. 오두막은 창문도 전등도 없고 달랑 랜턴만 달려있었다. 강도들은 사탕을 놓고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티격태격 말다툼을 했다. 그때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점점 커져서 강도들도 들었다. 무슨 일인지 알아보려고 루지가 문을 열었다. 그러자 독일 셰퍼드가 안으로 뛰어들어 루지가 바닥에 쓰러지며 권총을 떨어뜨렸다. 그 뒤로 온갖 개들이 짖어대며 들이닥쳤다. 레프티마저 놀라서 할 말을 잃었다. 하지만 맥 아저씨는 침착히 레프티를 때려눕히고 권총을 빼앗았다. 개들은 일제히 헨리에게 달려들어 온몸을 핥아댔다. 그 사이에도 더 많은 개들이 몰려들었다. 그 뒤로 개 끈을 든 주인들이 당황하며 따라왔다. 그러고 나서 경찰들이 왔다. 경찰들은 맥 아저씨의 설명을 듣고 루지와 레프티를 체포했다. 개들과 경찰들이 떠나자 맥 아저씨는 사탕을 마저 배달하자고 했다.
별명이 '슈가'인 알프레드 케인 사장은 동부에서 가장 큰 사탕 판매 회사의 소유주였다. 케인 사장은 맥 아저씨의 트럭이 창고에 무사히 닿은 걸 보고 안심했다. 헨리와 맥 아저씨도 안도하며 헨리 엄마에게 전화했다. 맥 아저씨는 사탕을 풀어놓자마자 헨리를 집에 데려다 주기로 했다. 헨리는 케인 사장을 보자마자 마음에 들었다. 케인 사장이 갈색 반점에 대해 묻자 헨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해 주었다. 케인 사장은 모든 일이 초콜릿 때문에 일어났다고 하는 헨리를 보며 들려줄 이야기가 있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예전에 헨리처럼 초콜릿을 좋아하는 소년이 있었는데 닭튀김에 초콜릿을 끼얹어 먹을 정도로 온갖 음식에 초콜릿을 넣어 먹었다고 했다. 그 소년도 헨리처럼 초콜릿 열꽃이 났었다고 했다. 헨리가 어떻게 치료했냐고 물었다. 케인 사장은 흥미롭고 즐거움이 가득하다고 해서 원할 때마다 가질 수만은 없다고 했다. 케인 사장은 헨리에게 치료약은 '바닐라 알약'이라며 헨리가 열꽃의 치료법이 얼마나 어려운지 정말 이해한다면 치료될 거라고 했다. 케인 사장은 커서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싶었던 소년 얘기를 하며 즐거움은 원하는 사람 가까이에 있는 것이니 초콜릿도 언제든지 원할 때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소년이 바로 자신이라고 말했다. 케인 씨는 바닐라 알약을 먹으면 열꽃이 사라질 거라며 자신이 한 말을 꼭 기억하라고 일렀다.
일요일 아침 엄마가 헨리를 깨웠다. 헨리는 집에 돌아와 제 침대에서 잠을 잘 수 있게 되어 참 좋았다. 온 가족이 부엌에 모여 늦은 아침을 먹었다. 헨리는 이를 닦고 식탁 앞에 앉았다. 그 전에 열꽃이 사라졌는지 거울을 보았는데 심해보이지 않았다. 식구들 모두 헨리를 보고 반갑게 맞이했다. 아빠는 헨리가 자는 사이에 전화가 왔었다고 말했다. 과자 회사에서는 강도를 잡는 걸 도와줘서 고맙다며 헨리에게 사탕을 보냈다. 맥 아저씨는 두 가족이 함께 저녁을 먹자는 전화했다. 파딩 양호 선생님은 헨리네 집에 들러서 월요일 방과후에 헨리를 진찰하고 싶다는 파고 의사 선생님의 전갈을 전했다. 헨리는 싫지만 의사 선생님을 만나기로 했다. 엄마가 팬케이크에 초콜릿 시럽을 얹어먹으라고 하자 헨리는 마음을 바꿔 마플 시럽을 끼얹어 먹기로 했다. 온 가족이 놀라며 헨리를 쳐다보았다. 아빠가 헨리를 보고 아이들은 빨리 자라는 법이라고 했다. 초콜릿을 넣지 않은 팬케이크도 우유도 맛이 있었다. 헨리는 엘리자베스 누나가 먹는 시나몬 맛이 어떤지 궁금해서 그것도 뿌려 먹어보았다. 그 맛도 썩 괜찮았다. 앞으로 다른 음식에도 시나몬을 넣어 먹어보기로 했다. 그러다가 문득 시나몬을 먹으면 시나몬 열꽃이 생기는 건 아닌지 궁금했다.
Ⅴ 서평 및 독자평 (발췌 요약 정리)
1. 서평
▶ New York Times Book Review - 좋은 일에 대해 지나치게 많이 들어본 적이 있는가? 헨리 그린에게 일어난 일과 같은 사건은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헨리는 초콜릿 광이다. 그것도 극단적으로 좋아한다. 헨리는 초콜릿에 중독됐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탈이 나는 법이 없다. 그런데 갈색 반점, 갈색 뾰루지가 헨리의 몸에 돋아났다. 바로 ꡔ초콜릿 열꽃ꡕ으로, 로버트 K. 스미스의 유쾌하면서 지나치게 설교적이지 않게 교훈을 주는 이야기이다.
▶ School Library Journal - 2학년에서 6학년. 초콜릿 애호가들은 자신이 원하는 곳 어디서든 어떤 방법으로든 초콜릿을 먹은 헨리 그린에게 공감이 갈 것이다. 하지만 초콜릿 냄새가 나는 갈색 뾰루지가 난 건 충격이다! 의사들을 피해 병원에서 도망간 뒤에 헨리는 시비를 거는 아이들에게 용감히 맞서고, 트럭을 얻어 타고, 그 운전사와 함께 노상강도를 당한다. (……) 이 이야기에는 용기, 배려, 절제와 편견에 대한 교훈이 담겨 있다.
▶ Publishers Weekly - 헨리 그린은 초콜릿을 지나치게 많이 먹어서 초콜릿 열꽃이 난다. "기묘한 이야기와 웃음이 있는 이야기로 만화 풍의 삽화도 마찬가지이다."
2. 독자평
▶ 어린이를 위한 재미있는 책 - 이 책은 초콜릿만 먹는 헨리가 ‘초콜릿 열꽃’ 때문에 멋진 모험을 하는 유쾌한 이야기이다. 나의 1학년 학생들(학교의 재능 프로그램에 참여하는)은 이 이야기에 푹 빠졌다. 집에서도 이 책을 읽는데 5학년 아들도 정말 사랑한다.
▶ 당신은 당신이 먹는 것 자체이다! - 난 정말 초콜릿을 사랑한다!! 교사인 나는 종종 학생들에게 상으로 작은 초콜릿 바를 준다. 그러면 아이들은 손발을 들어 초콜릿을 환영한다. 헨리는 초콜릿 시리얼에 초콜릿 우유를 넣어 먹을 정도로 초콜릿을 좋아한다. 그래서 헨리가 초콜릿 열꽃이 난 것도 이해할 수 있다. 난 개인적으로 ꡔ초콜릿 열꽃ꡕ을 읽는 걸 듣고 정말 가슴에 팍 와 닿았다. 몇 년을 지내오면 계속 이 책을 추천해왔다. 이 책을 학교 도서관에서 발견했을 때, 다시 내 학생들에게 읽어주었다. 1978년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도 뛰듯이 기뻐했다. 이 책은 독자들이 책에 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을 받는 책 중 하나일 것이다.
▶ 놀라운 책 - 로버트 킴멜 스미스는 탁월한 작가이다. 이 책은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헨리가 병원에서 도망칠 때는 내 발도 계속 들썩였다. 나는 스미스가 사건을 보여주고 묘사하는 방법을 좋아한다. 내가 스미스의 책을 좋아하듯이 여러분도 그러하길 바란다.
▶ 무지 재미있는 책 - 너무 유쾌하기 때문에 꼭 읽어야 하는 책이다. 이 책은 2백만 권 이상이 팔렸다. 꼭 읽어야 할 책이다.
▶ 이상한 문제의 유머 있는 이야기 - 이 책은 아이들이 매우 좋아할 재미있고, 간단한 이야기이다. 헨리는 공감이 가는 인물이며 그가 겪는 곤경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일이지만 재미있다. 게다가 좋은 교훈도 들어있다. 교훈이라면 무겁게 다루어졌을 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아이들은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앞으로도 계속 읽혀져야 할 현대의 고전이다. 다른 사람의 판단에 대한 좋은 교훈을 가르치고 절제 있게 사물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교훈을 주면서도 아주아주 재미있고 유쾌하다.
▶ 당신은 이 책을 읽은 뒤에 정말 달콤한 이를 갖게 될 것이다!!! - 로버트 킴멜 스미스의 ꡔ초콜릿 열꽃ꡕ은 정말 대단한 책이다. 작가의 메시지는 절제에 대한 것이다. 환상적인 책으로 책을 읽는 도중에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세부 묘사도 풍부해서 읽기를 멈출 수가 없었다. 이 책은 헨리에게 절제에 대한 귀중한 교훈을 가르쳐준다. 이 책의 마지막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해 보길...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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