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을 잃어가는 소녀 발레리는 어느 날부터인가 두꺼운 안경을 써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절망에 빠진 그녀에게 수자 선생님은 흰지팡이를 내밉니다. 발레리는 지팡이가 참 싫지만, 기다란 지팡이는 곧 발레리의 새로운 팔이 됩니다. 발레리는 눈으로만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세상을 느끼고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은 시각장애를 앓고 있는 친구들을 이해하고 더욱 사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세상을 보는 방법에는 많은 것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
출판사 리뷰
기획 의도
시력을 잃어가는 아이 발레리가 겪는 어려움과 좌절, 그리고 성취의 이야기는 비슷한 환경에 놓여 있는 아이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될 것입니다. 또한 다른 어린이들에게는 시각 장애를 겪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마음을 갖도록 해 줄 것입니다.
내용 소개
이 책의 주인공 발레리는 시력을 잃어가는 아이입니다. 두꺼운 안경을 쓰면 그나마 좀 보였는데, 어느 날부터인가는 그마저도 보이지 않고 눈앞이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기만 합니다. 발레리는 절망합니다. 교실 맨 앞에 앉아서 수업을 듣고, 큰 글씨로 인쇄된 책을 보고, 굵은 심 연필로 필기를 하면서 공부했는데 이제는 그것도 여의치 않습니다. 더구나 잘 보이지 않으니까 여기저기 부딪치기 일쑤였어요. 발레리가 그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에 수자 선생님이 발레리를 도와줍니다. 수자 선생님은 발레리처럼 잘 보이지 않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분입니다. 선생님은 청각, 후각, 촉각, 안면 감각 등 시각 이외의 감각을 사용하여 다니는 방법들을 가르쳐 줍니다. 그건 발레리가 예전부터 자기도 모르게 사용하던 방법이었어요. 그러다가 하루는 선생님이 발레리에게 기다란 지팡이를 내밉니다. 발레리는 그 지팡이가 참 싫습니다. “난 장님이 아니에요. 필요 없다고요!” 수자 선생님은 발레리에게 왜 지팡이를 사용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발레리는 지팡이를 쥐는 법과 지팡이를 사용해서 돌아다니는 방법을 배워 나갑니다. 지팡이가 부딪쳐 내는 소리를 듣고 앞에 무엇이 있는지, 그때마다 지팡이에 닿는 느낌이 어떤지 익힙니다. 그러다보니 그것들을 피해 걸어가는 방법도 알게 되고요, 나중에는 교실 밖에서도 지팡이를 사용하게 됩니다. 친구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도 좀 했지만 다들 잘 이해해 줍니다. 누군가 동정 어린 시선을 보낼 때 발레리는 가장 마음이 아픕니다. 때로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듣지도 못하는 줄 아는지 “눈이 보이지 않는다니 참 안됐네.” 라고 발레리 앞에서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그런 사람은 아마도 모를 겁니다. 발레리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를, 그리고 발레리가 여느 아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눈 말고도 세상을 보는 방법이 정말 많다는 것을요.
흰지팡이의 의미
지팡이는 발레리가 절망을 딛고 여느 아이처럼 살아가는 데에 큰 힘이 된 도구입니다. 발레리처럼 눈이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에 가장 먼저 겪는 어려움이 단독 보행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자기가 하고자 하는 대로 움직이지 못하니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적어집니다. 그리고 학교생활, 직장생활, 사회활동 등 모든 일에서 아주 심한 제약을 받게 됩니다. 그러니 앞이 보이지 않을 경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단독보행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도로의 점자보도블록이나 음향교통신호기와 같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 역시 단독보행을 하는 이에게만 의미가 있는 시설입니다. 발레리는 수자 선생님의 보행지도로 지팡이 사용법을 몸에 체득하고 보이지 않는 세상을 살아나갈 힘을 얻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시각 장애인 개개인의 형편에 맞춘 개별 보행지도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 1월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보행지도사 양성제도를 마련할 것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시각 장애인이 쓰는 기다란 지팡이는 흰색입니다. 대개의 나라에서 흰지팡이는 시각 장애인들만이 사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